단 5불

어느 추운 겨울이었다.

영국 런던 시내의 한 악기점에 옷을 남루하게 입은 어떤 사람이 들어섰다. 옆구리에는 헌 바이올린을 끼고 있었다. 그는 악기점 주인에게 자기의 바이올린을 보여 주면서 말했다.

“저는 배가 고파서 견딜 수 없습니다. 제발 이 바이올린을 좀 사주세요. 얼마라도 좋습니다. 저는 무엇을 먹어야 하니까요!”

악기점 주인은 선심을 베푸는 마음으로 그 바이올린을 헐값에 샀다.

그 사람이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나간 뒤에 악기점 주인은 그 고물 바이올린을 들고서 무심코 한 번 당겨 보았다. 그런데 깜짝 놀랄 만큼의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.

놀란 주인은 바이올린 속을 들여다보았는데, 그 곳에는 이러한 글귀가 적혀 있었다.

“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 1704”

이 바이올린은 행방불명된 채 200여 년 동안이나 많은 사람들이 찾으려고 애쓰던 그 유명한 ‘스트라디바리의 바이올린’ 이었던 것이다. 어리석게도 그 사람은 무려 10만불도 넘는 이 값비싼 바이올린을 배가 고프다고 단 5불에 팔아버린 것이었다.

로키 산맥 해발 3천 미터 높이에 수목 한계선인 지대가 있다.

이 지대의 나무들은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곧게 자라지 못하고 ‘무릎 꿇고 있는 모습을 한 채 있어야 한다.이 나무들은 열악한 조건이지만 생존을 위해 무서운 인내를 발휘하며 지낸다.

그런데 세계적으로 가장 공명이 잘 되는 명품 바이올린은 바로 이 무릎 꿇고 있는 나무’로 만든다고 한다. 아름다운 영혼을 갖고 인생의 절묘한 선율을 내는 사람은 아무런 고난 없이 좋은 조건에서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 온갖 역경과 아픔을 겪어 온 사람이다.

먹고 살겠다는 막연한 이유로 우리의 영혼을 5불짜리로 취급하거나 그렇게 팔고 있지는 않은가?